글을 정리하다 보면 "이 정도는 다들 알지 않을까" 싶은 표현이 종종 있습니다. 한소끔 끓인다, 한 김 식힌다, 적당히 볶는다 같은 말들입니다. 숙련자에게는 몸에 밴 감각이라 굳이 숫자로 바꿀 필요를 못 느끼는 표현이지만, 처음 요리를 시작한 사람에게는 그 감각 자체가 없다 보니 문장을 몇 번씩 다시 읽게 만드는 지점이 됩니다.

같은 문장, 다른 그림

"약불"이라는 단어 하나도 그렇습니다. 오래 요리한 사람은 불꽃 크기와 냄비 바닥의 반응을 보며 자연스럽게 세기를 맞추지만, 처음 해보는 사람은 가스레인지 눈금 몇 번인지부터 궁금해합니다. 둘 다 "약불"이라는 같은 글자를 읽었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은 전혀 다른 셈입니다. 요즘 입문자들의 질문을 살펴보면 이런 식으로, 표현은 같지만 이해하는 기준이 다른 경우가 자주 보입니다.

숙련자에게는 생략, 초보자에게는 공백

숙련자가 어떤 과정을 생략하는 건 대개 그게 당연해서입니다. 재료를 씻고 물기를 터는 일, 팬을 예열하는 정도를 판단하는 일처럼 반복해서 몸에 익은 부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게 됩니다. 문제는 그 생략된 부분이 초보자에게는 통째로 빈 공간으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했는데도 결과가 다르다는 질문 중 상당수는, 사실 생략된 그 한 줄에서 갈린다는 걸 콘텐츠를 정리하며 자주 느낍니다.

표현을 구체적으로 바꿔보려는 이유

그래서 글을 다듬을 때는 가능하면 감각적인 표현을 구체적인 기준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적당히"보다는 "물이 자작하게 잠길 정도로", "약불"보다는 "가장자리에 잔거품이 올라오는 정도로"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를 함께 적어두는 식입니다. 완벽하게 숫자로 바꿀 수 없는 감각도 있지만, 적어도 초보자와 숙련자가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 일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칼럼은 콘텐츠를 다루며 느낀 개인적인 관찰을 정리한 글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겨냥한 내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