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면 메모를 남기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조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조언을 며칠 이상 실천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처음 하루 이틀은 열심히 적다가, 어느 순간부터 조리 과정이 다 끝난 뒤에야 "아 맞다, 오늘도 안 적었네"라는 생각이 드는 식으로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문제는 기록의 가치를 몰라서가 아니라, 그 방식 자체가 오래 이어가기 어렵게 짜여 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이 적으려다 지치는 경우
처음 메모를 시작할 때는 대체로 의욕이 넘쳐서, 불 세기와 시간, 재료의 양, 완성됐을 때의 느낌까지 전부 적으려 합니다. 하지만 요리를 마친 직후는 보통 정리하고 치우는 데 시간과 체력을 다 쓴 상태라, 그 자리에서 여러 줄을 적는 일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결국 "오늘은 피곤하니까 나중에 적자"고 미루다가 그 나중이 영영 오지 않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중요한 건 분량이 아니라 무엇을 적느냐
메모가 실제로 쓸모 있으려면, 사실 다음번 조리 직전에 다시 읽을 만한 한두 가지 정보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엔 물을 200ml 넣었다"보다 "다음엔 물을 지금보다 적게" 처럼, 다음 행동을 바로 알려주는 형태가 더 도움이 됩니다. 상태를 그대로 옮겨 적는 기록보다, 다음번에 무엇을 다르게 할지를 한 문장으로 남기는 쪽이 실제로 다시 펼쳐볼 확률도 높다는 걸 느낍니다.
매번 적기보다, 유독 걸리는 요리만 골라서
모든 요리를 다 기록하려는 시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대신 "이 요리는 할 때마다 이상하게 안 된다"는 느낌이 드는 메뉴 한두 개만 정해서 그것만 짧게 남겨보는 편이 실천하기에는 더 현실적입니다. 매번 성공하는 요리까지 기록할 필요는 없고, 유독 결과가 들쭉날쭉한 요리에만 집중하면 적는 부담도 줄고 다음번에 비교할 대상도 뚜렷해집니다.
이 칼럼은 콘텐츠를 다루는 과정에서 얻은 개인적인 관점을 정리한 글로, 특정 서비스나 도구를 지칭하지 않습니다.